[#38 기획기사_마을을 바꾸는 공동체의 힘] 생활사촌 '감다살 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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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 광명시마을자치센터
주관 : 감다살 성채로 37
『'성채로 37' 어디일까요?』
‘성채로 37’이 어디일까요? ‘읍·면·리’로 기억되던 주소는 이제 진짜 기억 속 이야기이지요. 특히 2014년 도로명 주소 전면 사용 이후 주소는 점점 낯설어지고 있습니다. 곳곳에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이후, 지번 주소이든 도로명 주소이든 이제는 희미해지고 ‘아파트 이름’만 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 주소는 사라지고 단지 'OO아파트 OO동 OO호'라는 숫자만 남은 시대, 이웃 사촌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웃 간 작은 갈등이 큰 싸움으로 번져 뉴스에 끊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삭막한 아파트 숲속에서, 주소 대신 '사람의 온기'를 다시 채우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바로 광명시마을자치센터가 추진하는 '생활사촌' 사업입니다. 지난해 시작된 이 사업은 작년 11개 팀에서 올해 19개 팀으로 참여 아파트 수가 대폭 늘었습니다. 이 사업은 광명시가 공동주택 이웃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갈등을 해소하며 생활권 중심의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추진하는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입니다. 매년 초 광명시마을자치센터에서 같은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아파트 이웃 공동체 누구나 사업에 도전해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20일 토요일 오후 3시, 필자는 성채로 37에 다녀왔습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니 '소하동 역세권 휴먼시아 4단지 아파트'가 나오더군요. ‘감다살 성채로 37’은 바로 이 소하동 역세권 휴먼시아 4단지 아파트에서 활동하시는 생활사촌 공동체의 이름입니다. 이곳은 아파트가 생겨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아파트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축제장에 들어서니 비가 오락가락하여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다소 궂은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열정은 날씨마저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늘어선 푸드트럭과 아나바다 부스를 지나자, 다채로운 체험 부스와 먹거리 부스, 그리고 작지만 알차게 꾸려진 무대까지 축제장은 이미 활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작은 테이블 위에 '다시 쓸 수 있지만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들을 올려놓고 손님이 오길 기다리는 가족들이 보입니다. 어떤 학생은 작은 인형들을, 또 어떤 학생은 로봇과 드론 등을 정성스레 펼쳐 놓았지요. 예쁜 커피잔과 도서까지 아끼던 물건을 가져와 서로 나누는 아나바다 장터를 마치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문득 아이들의 오늘 수입은 얼마나 되었을지 기분 좋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사실 필자 역시 매년 플리마켓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매번 뙤약볕 아래에서 종일 테이블을 지키느라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날은 다행히 날씨가 덥지 않아 손님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표정에서 한결 여유가 묻어났습니다. 행사 진행에는 다소 방해가 될까 걱정했던 '오락가락하는 비'와 선선한 날씨가, 장터를 지키는 이웃들에게는 오히려 땀을 식혀주는 다행스러운 선물이 되었던 셈입니다."
모퉁이를 도니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필자가 이전 기사에서 소개해 드렸던 ‘소이공작’ 공예가 선생님들이십니다. [소이공작]은 공예가가 있는 골목(태국어로 '소이'는 골목을 뜻함)이라는 의미와, 소하2동에 공작새처럼 화려한 문화가 꽃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중적인 이름이라고 소개해 드린 바 있지요. 같은 소하동 이웃으로서 축제 한 편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계신 선생님들은 이웃들과 함께 가죽 열쇠고리와 비누를 만들며 다정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단순히 제작 방법을 지도하는 것을 넘어, 자투리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물건을 탄생시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이는 그 자체로 훌륭한 ‘제로웨이스트(Zero-waste)’ 교육의 현장이었습니다. 이렇듯 마을 축제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환경을 위한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책이음’팀은 ‘바꿔보고 나눠보고’ 라는 취지로 즉석에서 도서교환과 책읽기 지도를 해주셨습니다.
특히 이날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소하동에서 활동하시는 서예가 하석 이병희 선생님의 서예 체험 부스였습니다. 오락가락하는 빗줄기 사이로 은은하게 퍼지는 묵향은 축제장의 흥겨움과는 또 다른 고요한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붓과 먹을 본지가 언제였던가 싶었지요. 하나의 문구를 고르자, 선생님이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글을 써 내려가셨습니다.
신의수례 信義守禮 ‘신의와 예의를 지킨다.’
병오맹하 병희 丙午孟夏 炳熙 ‘병오년(2026년) 초여름에 병희가 쓰다.’
맹하라 함은 맹렬히 더운 여름을 뜻한다고 하셨습니다. 찾아보니 여름의 시작이라는 뜻도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 이웃 선생님이 직접 재능을 나누고 함께 소통하는 이 현장이야말로 '생활사촌' 사업이 지향하는 주민 주도 공동체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축제의 흥을 돋운 먹거리 부스에서는 떡볶이, 전, 막걸리와 같이 과거 모두 둘러앉아 한 입을 나누던 정겨운 식탁이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김치였습니다. 이 김치는 축제 이전에 경로당에서 주민들이 다 함께 모여 정성껏 담근 것이라 그 맛과 의미가 더했습니다. 완성된 김치는 일부 ‘소이곳간(소하2동 공유냉장고)’을 통해 관내의 또 다른 이웃들에게 나눔 형태로 전달되었으며, 이날 축제장에서는 맛있게 잘 숙성된 김치를 주민들이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시식 행사가 마련되었습니다. 테이블과 탁자에 둘러 앉은 주민들은 서로 어느 동 몇호 냐며 담소를 나누고 맛난 음식도 맛보았지요.
또한, 더운 여름 날씨에 딱 어울리는 시원한 음료가 준비되었습니다. 개인 텀블러를 지참하면 무료이니 축제의 즐거움 속에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깊은 의의까지 더한 완벽한 축제였습니다.
이번 축제는 아파트 주민들의 중지를 모아 단지 이름을 개명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이곳은 기존의 '소하동 역세권 휴먼시아 4단지 아파트' 대신 ‘역세권센트럴파크’라는 새 이름으로 불릴 예정입니다.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무대에서는 초대가수의 축하 공연과 눈을 뗄 수 없는 변검, 마술 공연부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기자랑과 노래자랑까지 다채로운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당초 장기자랑은 사전 접수만 받았었으나, 축제 열기에 힘입어 즉석에서 현장 접수가 더 많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열심히 춤추는 청소년부터 멋진 가창력을 뽐내는 어르신까지, "우리 단지에 이렇게 재주꾼이 많았나" 하며 서로 정겹게 이야기꽃을 피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위해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전달하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요. 어느 할머님은 아이스크림을 품에 들고 와 꼭 전달해 달라며 아드님의 등을 떠미시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배려가 빛을 발하며, 축제의 진정한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축제는 주민들의 화합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실천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감다살 성채로 37’ 공동체는 축제장 곳곳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유도한 것에 이어, 평소에도 꾸준히 환경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친목과 단합을 이루는 그 과정에도 미래를 위한 환경캠페인은 빠질 수가 없지요.
이처럼 '감다살 성채로 37'의 첫 축제는 단순한 하루짜리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이웃사촌 간의 정을 나누는 자리이자, 새 이름 '역세권센트럴파크'의 출발을 알리는 선포식이었으며, 지구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실천의 현장이었습니다.
문득 '성채로 37'이라는 주소가 더 이상 단순한 길 이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매일 오가는 집 앞길이고, 누군가에게는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함께 김치를 담그고 책을 나누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공간일 것입니다.
결국 공동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알고 안부를 묻는 작은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주소가 사람을 이어주지는 못하지만, 사람은 주소를 따뜻한 삶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숫자로만 기억되던 아파트 단지에 사람의 온기를 촘촘히 채워 넣은 주민들. '감다살 성채로 37'이 만들어 갈 사계절과, 생활사촌이 불러올 광명시 곳곳의 따뜻한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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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홀씨단 소개
공익홀씨단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소속으로 공익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지역소식, 인터뷰, 공익칼럼 등을 작성하는 공익활동 기자단 입니다.
시민기록자로서 사회적가치 확산을 위해 활동합니다
주관 : 감다살 성채로 37
『'성채로 37' 어디일까요?』
‘성채로 37’이 어디일까요? ‘읍·면·리’로 기억되던 주소는 이제 진짜 기억 속 이야기이지요. 특히 2014년 도로명 주소 전면 사용 이후 주소는 점점 낯설어지고 있습니다. 곳곳에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이후, 지번 주소이든 도로명 주소이든 이제는 희미해지고 ‘아파트 이름’만 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 주소는 사라지고 단지 'OO아파트 OO동 OO호'라는 숫자만 남은 시대, 이웃 사촌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웃 간 작은 갈등이 큰 싸움으로 번져 뉴스에 끊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삭막한 아파트 숲속에서, 주소 대신 '사람의 온기'를 다시 채우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바로 광명시마을자치센터가 추진하는 '생활사촌' 사업입니다. 지난해 시작된 이 사업은 작년 11개 팀에서 올해 19개 팀으로 참여 아파트 수가 대폭 늘었습니다. 이 사업은 광명시가 공동주택 이웃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갈등을 해소하며 생활권 중심의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추진하는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입니다. 매년 초 광명시마을자치센터에서 같은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아파트 이웃 공동체 누구나 사업에 도전해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20일 토요일 오후 3시, 필자는 성채로 37에 다녀왔습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니 '소하동 역세권 휴먼시아 4단지 아파트'가 나오더군요. ‘감다살 성채로 37’은 바로 이 소하동 역세권 휴먼시아 4단지 아파트에서 활동하시는 생활사촌 공동체의 이름입니다. 이곳은 아파트가 생겨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아파트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축제장에 들어서니 비가 오락가락하여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다소 궂은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열정은 날씨마저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늘어선 푸드트럭과 아나바다 부스를 지나자, 다채로운 체험 부스와 먹거리 부스, 그리고 작지만 알차게 꾸려진 무대까지 축제장은 이미 활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작은 테이블 위에 '다시 쓸 수 있지만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들을 올려놓고 손님이 오길 기다리는 가족들이 보입니다. 어떤 학생은 작은 인형들을, 또 어떤 학생은 로봇과 드론 등을 정성스레 펼쳐 놓았지요. 예쁜 커피잔과 도서까지 아끼던 물건을 가져와 서로 나누는 아나바다 장터를 마치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문득 아이들의 오늘 수입은 얼마나 되었을지 기분 좋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사실 필자 역시 매년 플리마켓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매번 뙤약볕 아래에서 종일 테이블을 지키느라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날은 다행히 날씨가 덥지 않아 손님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표정에서 한결 여유가 묻어났습니다. 행사 진행에는 다소 방해가 될까 걱정했던 '오락가락하는 비'와 선선한 날씨가, 장터를 지키는 이웃들에게는 오히려 땀을 식혀주는 다행스러운 선물이 되었던 셈입니다."
모퉁이를 도니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필자가 이전 기사에서 소개해 드렸던 ‘소이공작’ 공예가 선생님들이십니다. [소이공작]은 공예가가 있는 골목(태국어로 '소이'는 골목을 뜻함)이라는 의미와, 소하2동에 공작새처럼 화려한 문화가 꽃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중적인 이름이라고 소개해 드린 바 있지요. 같은 소하동 이웃으로서 축제 한 편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계신 선생님들은 이웃들과 함께 가죽 열쇠고리와 비누를 만들며 다정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단순히 제작 방법을 지도하는 것을 넘어, 자투리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물건을 탄생시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이는 그 자체로 훌륭한 ‘제로웨이스트(Zero-waste)’ 교육의 현장이었습니다. 이렇듯 마을 축제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환경을 위한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책이음’팀은 ‘바꿔보고 나눠보고’ 라는 취지로 즉석에서 도서교환과 책읽기 지도를 해주셨습니다.
특히 이날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소하동에서 활동하시는 서예가 하석 이병희 선생님의 서예 체험 부스였습니다. 오락가락하는 빗줄기 사이로 은은하게 퍼지는 묵향은 축제장의 흥겨움과는 또 다른 고요한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붓과 먹을 본지가 언제였던가 싶었지요. 하나의 문구를 고르자, 선생님이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글을 써 내려가셨습니다.
신의수례 信義守禮 ‘신의와 예의를 지킨다.’
병오맹하 병희 丙午孟夏 炳熙 ‘병오년(2026년) 초여름에 병희가 쓰다.’
맹하라 함은 맹렬히 더운 여름을 뜻한다고 하셨습니다. 찾아보니 여름의 시작이라는 뜻도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 이웃 선생님이 직접 재능을 나누고 함께 소통하는 이 현장이야말로 '생활사촌' 사업이 지향하는 주민 주도 공동체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축제의 흥을 돋운 먹거리 부스에서는 떡볶이, 전, 막걸리와 같이 과거 모두 둘러앉아 한 입을 나누던 정겨운 식탁이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김치였습니다. 이 김치는 축제 이전에 경로당에서 주민들이 다 함께 모여 정성껏 담근 것이라 그 맛과 의미가 더했습니다. 완성된 김치는 일부 ‘소이곳간(소하2동 공유냉장고)’을 통해 관내의 또 다른 이웃들에게 나눔 형태로 전달되었으며, 이날 축제장에서는 맛있게 잘 숙성된 김치를 주민들이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시식 행사가 마련되었습니다. 테이블과 탁자에 둘러 앉은 주민들은 서로 어느 동 몇호 냐며 담소를 나누고 맛난 음식도 맛보았지요.
또한, 더운 여름 날씨에 딱 어울리는 시원한 음료가 준비되었습니다. 개인 텀블러를 지참하면 무료이니 축제의 즐거움 속에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깊은 의의까지 더한 완벽한 축제였습니다.
이번 축제는 아파트 주민들의 중지를 모아 단지 이름을 개명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이곳은 기존의 '소하동 역세권 휴먼시아 4단지 아파트' 대신 ‘역세권센트럴파크’라는 새 이름으로 불릴 예정입니다.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무대에서는 초대가수의 축하 공연과 눈을 뗄 수 없는 변검, 마술 공연부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기자랑과 노래자랑까지 다채로운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당초 장기자랑은 사전 접수만 받았었으나, 축제 열기에 힘입어 즉석에서 현장 접수가 더 많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열심히 춤추는 청소년부터 멋진 가창력을 뽐내는 어르신까지, "우리 단지에 이렇게 재주꾼이 많았나" 하며 서로 정겹게 이야기꽃을 피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위해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전달하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요. 어느 할머님은 아이스크림을 품에 들고 와 꼭 전달해 달라며 아드님의 등을 떠미시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배려가 빛을 발하며, 축제의 진정한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축제는 주민들의 화합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실천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감다살 성채로 37’ 공동체는 축제장 곳곳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유도한 것에 이어, 평소에도 꾸준히 환경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친목과 단합을 이루는 그 과정에도 미래를 위한 환경캠페인은 빠질 수가 없지요.
이처럼 '감다살 성채로 37'의 첫 축제는 단순한 하루짜리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이웃사촌 간의 정을 나누는 자리이자, 새 이름 '역세권센트럴파크'의 출발을 알리는 선포식이었으며, 지구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실천의 현장이었습니다.
문득 '성채로 37'이라는 주소가 더 이상 단순한 길 이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매일 오가는 집 앞길이고, 누군가에게는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함께 김치를 담그고 책을 나누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공간일 것입니다.
결국 공동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알고 안부를 묻는 작은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주소가 사람을 이어주지는 못하지만, 사람은 주소를 따뜻한 삶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숫자로만 기억되던 아파트 단지에 사람의 온기를 촘촘히 채워 넣은 주민들. '감다살 성채로 37'이 만들어 갈 사계절과, 생활사촌이 불러올 광명시 곳곳의 따뜻한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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