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공익홀씨단이 만난 사람]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 봉사자 김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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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찍고, 기록하고, 봉사하며 꿈꾸는나무를 키운 사람
-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 봉사자 김기유님 인터뷰
푸릇푸릇한 새싹이 싱그럽게 돋은 어느 날, 소하동 골목 안 작은도서관 이야기를 찾아 한 사람을 만났다. 가족자원봉사단부터 도서관 공동 설립까지,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이력이 쏟아지는 사람이다.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 자원봉사자 김기유님은 도서관이 문을 열던 2013년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마을의 순간순간을 꼼꼼히 기록해 온 사람이다. 언제나 카메라를 손에 들고 마을 행사의 곁을 지켰고, 주인공이 되는 대신 마을의 순간들을 렌즈에 담는 쪽을 택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 모든 것을 '그냥 함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조용한 헌신이, 어느새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의 역사가 되었다.
"공동체를 함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어요"
김기유님의 자원봉사 이력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명시 제6기 가족자원봉사단으로 활동을 시작해 2016년까지 이어온 것이 첫 출발이었다. 그 시작에는 고향 경상남도 남해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마을 공동체의 감각이 있었다. 부모님이 마을 일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그 태도가 삶의 방식이 됐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아이랑 함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가족과 함께 자원봉사를 택했다. 광명 둘레길 환경 정화, 자연보호 행사 등을 다니며 봉사 활동을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기록을 남기는 일도 함께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경험이 2013년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문을 열 때부터 봉사자로 참여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처음엔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책이 모였습니다"라는 공지 하나를 붙였다. 주민들이 하나둘 책을 들고 나왔고, 한 번에 30권, 50권씩 쏟아지다 보니 금세 책이 넘쳐났다. 주민들은 스스로 나와 공간을 청소하고 책을 정리했다. 운영위원회도 꾸렸다. 위원만 10명 이상, 자원봉사자까지 합치면 20여 명이 함께했다. 그해 7월 1일 개관 행사는 작은 도서관 개관을 넘어 마을 축제가 됐다. 시장도 왔고, 공연팀도 섰다.
"우리끼리 공동체를 꾸려볼 수 없을까, 도서관으로 뭔가 해볼 수 없을까 생각했어요. 지원도 정책도 마땅치 않던 때였지만, 이웃의 힘을 빌리면 해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기록이 도서관을 살렸다
김기유님이 도서관에서 맡은 핵심 역할은 사진 촬영과 행사 영상, 온라인 홍보 등 기록이었다. 2011년 가족자원봉사단 시절부터 카페 '유니콘의 상상나래'를 운영하며 봉사 활동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왔고, 도서관 개관 이후에는 전용 온라인 공간도 별도로 꾸렸다. 네이버 카페, 밴드, 유튜브 채널까지 직접 들여다보면 실로 내실이 꽉 차 있다.
그 기록은 단순한 추억 보관이 아니었다. 활동이 쌓이자 공모 사업의 근거가 됐고, 경기도 지원 예산을 받아 연간 네 차례의 마을 축제를 열 수 있었다. 그 성과가 알려지면서 경기도지사가 직접 불러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작은도서관 정책이 도 단위로 확산되는 데 이 기록들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세미나에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운영 사례 발표자로 나섰을 때도, 아파트 단지가 국토교통부 우수 마을 아파트로 선정됐을 때도, 그 바탕에는 묵묵히 쌓아온 기록이 있었다.
"렌즈를 통해 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확 와닿을 때가 있어요. 기록하고 편집하면서 집중해서 보다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어도 반은 전달되더라고요."
한글날 마을 행사, 철 따라 열리던 프로그램,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달라진 일상까지 마을의 모든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코로나 시기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마스크 스트랩을 만들어 직장에 기부했고, 리모델링 과정에서는 직장 내 공간에 도서를 기증하기도 했다.
"예전엔 봄이면 봄 행사, 가을이면 가을 행사, 사시사철 마을이 북적였어요. 코로나 이후엔 줄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꼭 카메라를 들었어요.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그런 걸 할 때가 저한테는 가장 뜻깊었어요."
·봉사자가 넘쳐나는 도서관을 만들다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을 거쳐간 봉사자들은 다양하다. 초등학교 학부모들로 시작해 지금은 연배 있는 어르신부터 청소년까지 함께하고 있다. 인근 구름산초등학교와 연대해 학교 축제 때 도서관 코너를 운영하고, 행사에 아이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중고등학생들이 봉사 포트폴리오를 위해 줄을 서서 접수하던 시절도 있었다.
다른 작은도서관 관계자는 "봉사자 두세 명이 겨우 된다"고 털어놓을 만큼, 자원봉사자 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은 다르다. 돈이 있는 것도, 대단한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원자가 넘쳐난다. 그 이유를 묻자 김기유님은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답했다.
"제가 봉사를 열심히 했다기보다, 이 도서관이 그런 바람직한 씨앗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곁에 있었던 거고요."
·봉사가 나를 바꿨다
연구직 공무원으로 34년을 일한 김기유님이 도서관 봉사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의외로 내면에 있었다.
"도서관 덕분에 책과 가까워졌어요. 이웃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생겼고요. 과학 연구직이다 보니 현미경이나 생물 관찰 같은 걸 아이들과 직접 해볼 수 있었는데, 전문 지식을 이웃과 나누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참 즐거웠어요."
봉사는 남을 위한 일만이 아니었다. 이웃을 살피는 시간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됐고, 그 과정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걸 오랜 시간 끝에 알게 됐다.
"봉사는 당연히 남을 위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웃을 잘 살피려면 제가 먼저 괜찮아야 하더라고요. 결국 남을 돕는 것과 스스로를 돕는 것이 따로가 아니라는 걸, 한참 뒤에야 깨달았어요."
·숨은 활동가, 마을 곳곳에 발자국을 남기다
인터뷰를 이어가다 보면,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은 그의 활동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된다.
허리 디스크 재활을 계기로 시작한 자전거는 어느새 광명에서 구리 근무지까지 52km를 달리는 일상이 됐고, 그 과정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의 즐거움을 알렸다.
소하중학교 직업 진로 체험에서 과학 수업을 진행했고, 연구원 견학 프로그램을 기획해 학생들을 초청했다.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탄소 중립 프로그램과 야외 도서관 운영, 한글날 알뜰 시장에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늘 뒤에 있었다. 현충원 봉사 촬영 현장에 경력 있는 촬영 감독이 따로 와 있었지만, 아이들과 부모들은 찍어주지 않았다. 김기유님이 직접 셔터를 눌렀다. 이유를 묻자 이런 말이 돌아왔다.
"최고가 되는 것보다 대중 속에 함께 있는 사람이 더 오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잘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거예요."
"발길 닿는 곳이 작은도서관이었으면 해요"
인터뷰 말미, 앞으로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어떤 곳이 됐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김기유님은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발길이 닿는 곳이 작은도서관이었으면 해요. 봉사자로 오는 분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아이들은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경험하고. 그렇게 자꾸자꾸 찾아오고 싶은 도서관이요."
소박하지만 단단한 바람이었다. 거창한 비전이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돌리는 곳. 김기유님은 그 일상적인 연결이 마을을 만든다는 걸, 도서관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공로연수에 들어선 지금, 쌓아온 기록과 경험을 어떻게 이웃들과 나눌 수 있을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함께 끌어낼 수 있을지. 그는 새로운 고민을 품고 있다. 그 고민은 여전히 도서관을 향해 있다.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여기서 같이 할 수 있고, 찾아올 수 있고, 그래서 자기 삶에 의미를 두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2011년 봄, 가족자원봉사단으로 첫걸음을 뗀 이후 십여 년. 김기유님은 단 한 번도 주인공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 늘 카메라 뒤에 있었고, 늘 기록하는 쪽이었다. 그 손길이 쌓여 지금의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됐다.
이름 석 자가 어디에도 크게 새겨져 있지 않아도, 마을의 시간을 담은 사진과 영상 속에 그의 흔적은 고스란히 살아 있다. 그리고 오늘도, 그 기록은 한 장씩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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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홀씨단 소개
공익홀씨단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소속으로 공익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지역소식, 인터뷰, 공익칼럼 등을 작성하는 공익활동 기자단입니다.
시민기록자로서 사회적가치 확산을 위해 활동합니다
-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 봉사자 김기유님 인터뷰
푸릇푸릇한 새싹이 싱그럽게 돋은 어느 날, 소하동 골목 안 작은도서관 이야기를 찾아 한 사람을 만났다. 가족자원봉사단부터 도서관 공동 설립까지,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이력이 쏟아지는 사람이다.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 자원봉사자 김기유님은 도서관이 문을 열던 2013년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마을의 순간순간을 꼼꼼히 기록해 온 사람이다. 언제나 카메라를 손에 들고 마을 행사의 곁을 지켰고, 주인공이 되는 대신 마을의 순간들을 렌즈에 담는 쪽을 택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 모든 것을 '그냥 함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조용한 헌신이, 어느새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의 역사가 되었다.
"공동체를 함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어요"
김기유님의 자원봉사 이력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명시 제6기 가족자원봉사단으로 활동을 시작해 2016년까지 이어온 것이 첫 출발이었다. 그 시작에는 고향 경상남도 남해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마을 공동체의 감각이 있었다. 부모님이 마을 일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그 태도가 삶의 방식이 됐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아이랑 함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가족과 함께 자원봉사를 택했다. 광명 둘레길 환경 정화, 자연보호 행사 등을 다니며 봉사 활동을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기록을 남기는 일도 함께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경험이 2013년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문을 열 때부터 봉사자로 참여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처음엔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책이 모였습니다"라는 공지 하나를 붙였다. 주민들이 하나둘 책을 들고 나왔고, 한 번에 30권, 50권씩 쏟아지다 보니 금세 책이 넘쳐났다. 주민들은 스스로 나와 공간을 청소하고 책을 정리했다. 운영위원회도 꾸렸다. 위원만 10명 이상, 자원봉사자까지 합치면 20여 명이 함께했다. 그해 7월 1일 개관 행사는 작은 도서관 개관을 넘어 마을 축제가 됐다. 시장도 왔고, 공연팀도 섰다.
"우리끼리 공동체를 꾸려볼 수 없을까, 도서관으로 뭔가 해볼 수 없을까 생각했어요. 지원도 정책도 마땅치 않던 때였지만, 이웃의 힘을 빌리면 해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기록이 도서관을 살렸다
김기유님이 도서관에서 맡은 핵심 역할은 사진 촬영과 행사 영상, 온라인 홍보 등 기록이었다. 2011년 가족자원봉사단 시절부터 카페 '유니콘의 상상나래'를 운영하며 봉사 활동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왔고, 도서관 개관 이후에는 전용 온라인 공간도 별도로 꾸렸다. 네이버 카페, 밴드, 유튜브 채널까지 직접 들여다보면 실로 내실이 꽉 차 있다.
그 기록은 단순한 추억 보관이 아니었다. 활동이 쌓이자 공모 사업의 근거가 됐고, 경기도 지원 예산을 받아 연간 네 차례의 마을 축제를 열 수 있었다. 그 성과가 알려지면서 경기도지사가 직접 불러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작은도서관 정책이 도 단위로 확산되는 데 이 기록들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세미나에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운영 사례 발표자로 나섰을 때도, 아파트 단지가 국토교통부 우수 마을 아파트로 선정됐을 때도, 그 바탕에는 묵묵히 쌓아온 기록이 있었다.
"렌즈를 통해 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확 와닿을 때가 있어요. 기록하고 편집하면서 집중해서 보다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어도 반은 전달되더라고요."
한글날 마을 행사, 철 따라 열리던 프로그램,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달라진 일상까지 마을의 모든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코로나 시기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마스크 스트랩을 만들어 직장에 기부했고, 리모델링 과정에서는 직장 내 공간에 도서를 기증하기도 했다.
"예전엔 봄이면 봄 행사, 가을이면 가을 행사, 사시사철 마을이 북적였어요. 코로나 이후엔 줄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꼭 카메라를 들었어요.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그런 걸 할 때가 저한테는 가장 뜻깊었어요."
·봉사자가 넘쳐나는 도서관을 만들다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을 거쳐간 봉사자들은 다양하다. 초등학교 학부모들로 시작해 지금은 연배 있는 어르신부터 청소년까지 함께하고 있다. 인근 구름산초등학교와 연대해 학교 축제 때 도서관 코너를 운영하고, 행사에 아이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중고등학생들이 봉사 포트폴리오를 위해 줄을 서서 접수하던 시절도 있었다.
다른 작은도서관 관계자는 "봉사자 두세 명이 겨우 된다"고 털어놓을 만큼, 자원봉사자 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은 다르다. 돈이 있는 것도, 대단한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원자가 넘쳐난다. 그 이유를 묻자 김기유님은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답했다.
"제가 봉사를 열심히 했다기보다, 이 도서관이 그런 바람직한 씨앗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곁에 있었던 거고요."
·봉사가 나를 바꿨다
연구직 공무원으로 34년을 일한 김기유님이 도서관 봉사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의외로 내면에 있었다.
"도서관 덕분에 책과 가까워졌어요. 이웃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생겼고요. 과학 연구직이다 보니 현미경이나 생물 관찰 같은 걸 아이들과 직접 해볼 수 있었는데, 전문 지식을 이웃과 나누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참 즐거웠어요."
봉사는 남을 위한 일만이 아니었다. 이웃을 살피는 시간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됐고, 그 과정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걸 오랜 시간 끝에 알게 됐다.
"봉사는 당연히 남을 위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웃을 잘 살피려면 제가 먼저 괜찮아야 하더라고요. 결국 남을 돕는 것과 스스로를 돕는 것이 따로가 아니라는 걸, 한참 뒤에야 깨달았어요."
·숨은 활동가, 마을 곳곳에 발자국을 남기다
인터뷰를 이어가다 보면,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은 그의 활동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된다.
허리 디스크 재활을 계기로 시작한 자전거는 어느새 광명에서 구리 근무지까지 52km를 달리는 일상이 됐고, 그 과정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의 즐거움을 알렸다.
소하중학교 직업 진로 체험에서 과학 수업을 진행했고, 연구원 견학 프로그램을 기획해 학생들을 초청했다.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탄소 중립 프로그램과 야외 도서관 운영, 한글날 알뜰 시장에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늘 뒤에 있었다. 현충원 봉사 촬영 현장에 경력 있는 촬영 감독이 따로 와 있었지만, 아이들과 부모들은 찍어주지 않았다. 김기유님이 직접 셔터를 눌렀다. 이유를 묻자 이런 말이 돌아왔다.
"최고가 되는 것보다 대중 속에 함께 있는 사람이 더 오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잘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거예요."
"발길 닿는 곳이 작은도서관이었으면 해요"
인터뷰 말미, 앞으로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어떤 곳이 됐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김기유님은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발길이 닿는 곳이 작은도서관이었으면 해요. 봉사자로 오는 분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아이들은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경험하고. 그렇게 자꾸자꾸 찾아오고 싶은 도서관이요."
소박하지만 단단한 바람이었다. 거창한 비전이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돌리는 곳. 김기유님은 그 일상적인 연결이 마을을 만든다는 걸, 도서관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공로연수에 들어선 지금, 쌓아온 기록과 경험을 어떻게 이웃들과 나눌 수 있을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함께 끌어낼 수 있을지. 그는 새로운 고민을 품고 있다. 그 고민은 여전히 도서관을 향해 있다.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여기서 같이 할 수 있고, 찾아올 수 있고, 그래서 자기 삶에 의미를 두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2011년 봄, 가족자원봉사단으로 첫걸음을 뗀 이후 십여 년. 김기유님은 단 한 번도 주인공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 늘 카메라 뒤에 있었고, 늘 기록하는 쪽이었다. 그 손길이 쌓여 지금의 꿈꾸는나무작은도서관이 됐다.
이름 석 자가 어디에도 크게 새겨져 있지 않아도, 마을의 시간을 담은 사진과 영상 속에 그의 흔적은 고스란히 살아 있다. 그리고 오늘도, 그 기록은 한 장씩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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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홀씨단 소개
공익홀씨단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소속으로 공익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지역소식, 인터뷰, 공익칼럼 등을 작성하는 공익활동 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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