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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넓은세상 작은도서관 마을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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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세상에서 함께 ‘숨바꼭질’ 하실래요?]
-하안 5단지 넓은세상도서관, 13번째 마을음악회 개최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김민기 선생님의 노래 ‘봉우리’입니다. 가사의 끝 부분입니다.
저와 두 명의 ‘동네아저씨들’이 출연하여 직접 낭송을 했답니다.
한 단락씩 나눠서 낭송했고 끝 단락은 함께 낭송했습니다.

잘 했냐고요? 잘 했을까요?
김민기 선생님의 봉우리란 노래를 들어 본 분들이 물론 계시겠지요. 임팩트가 강한 노래입니다.
그런 노래를 다른 사람이 부르거나 혹은 낭송과 같은 다른 방식으로 ‘흉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방식대로 할 뿐이지요.
잘 하고, 못하고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동네아저씨들’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출연의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

그런데, 어디에 출연한 거랍니까?
그렇죠. 자초지종을 알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서로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출연에 너무 감동해서,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불쑥 동네아저씨들 이야기부터 앞세웠네요.
이해를 바랍니다. 원래 동네아저씨들이 그렇잖아요. 가끔 분위기 파악 못하고.
​그럼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보겠습니다.
하안 5단지는 도덕산과 가림산을 이웃하고 있는 아파트단지입니다.
‘숲세권’ 아파트단지랍니다. 이 동네의 옛 이름은 갠이블이고요. 광명에서 공기 좋고 살기 좋은 마을입니다. 이 동네에는 ‘넓은세상(작은)도서관’(이하 넓세 도서관)이 있습니다. 이 도서관은 광명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마을도서관입니다. 넓세 도서관은 이미 너무 유명한 도서관이니, 굳이 더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넓세 도서관은 가을 어느 날에 매년 마을음악회를 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13번째입니다.
2025년 10월 25일(토) 오후2시 넓은세상문화예술제.
도서관 앞 어린이 놀이터(가림놀이터)가 무대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놀이터 주변 소나무와 단풍나무들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깁니다. 벌써 살짝 단풍이 들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날씨도 가을 날씨답게 화창했습니다.

‘숨박꼭질’
올해 마을음악회의 주제입니다.

 “때로는 술래가 되어 찾아다니고
때로는 숨어서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많은 날 중에 하루
살아계셔서 아름다운 이웃님들
오셔서 서로의 위대한 감동이 되어 주십시오.”
마을음악회 초대의 글 중 일부입니다.


여러분들은 마을 음악회, 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요?
또 숨바꼭질, 하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사람마다, 나이대마다 다르겠지요.
어른들은 어린 시절 유년의 추억들이 다 있지요.
도시든, 시골이든 그 시절에는 동네, 마을 개념이 있었죠. 도시에는 골목이 있었고요.
마을 골목, 공터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 술래잡기를 했던 추억들이 있습니다.
소중했던 시절입니다. 세월은 또 왜 그렇게 멀리 왔는지요.

아마 5단지에서 자라고 있는 꼬마 친구들이라면 가림놀이터에서 숨바꼭질을 할까요.
유치원, 학교 뒷마당 어딘가에서 할까요.
마을음악회에 참석한 꼬마 친구들도 물론 숨바꼭질 놀이를 알겠지요.
이날 마을음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나이를 떠나 숨바꼭질을 공통의 기억, 추억으로 공유하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 말고도, 마을음악회를 통해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손에 쥐어 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지요.
아파트로 칸칸이 나뉘어 살다보면 누가 이웃인지 알기도 어렵지요.
아파트는 물리적으로 가까운데, 실상은 그만큼 가까이 지내지는 못하잖아요.
오히려 이웃이라는 말이 낯설어지고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지 않나요.
더욱이 세대 간의 문제로 가면 또 다른 벽이 생기지요.
우리가 그런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웃을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만나서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숨바꼭질이라면 어때요?
숨바꼭질은 모든 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놀이이고, 추억이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른들은 고개를 끄덕끄덕할 수 있고, 꼬마들은 그 놀이를 하고 싶어서 엉덩이를
들썩들썩하지 않을까요.
마을음악회라면 그래야 되지 않을까요. 공통의 무엇.
아파트 벽을 넘어서, 세대 간 차이를 넘어서,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엇을 함께 하는 것 아닐까요.
그랬습니다.

하안5단지 넓세 도서관 마을음악회는 그런 마음으로 마을 손님들을 초대했습니다.

음악회는 총 3부로 진행됐습니다.

1부는 ‘네 꿈을 펼쳐라’입니다. 청소년들의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광명시청소년수련관에서 활동하는 전재희 군의 기타 연주와 밴드 ‘세렌디피티’의 공연, 5단지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밴드 ‘데미안’의 공연과 하안북중 동아리 밴드 ‘AXIS’의 공연이 진행됐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여지환 군의 드럼 공연은 깜짝 공연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답니다.

2부는 ‘꿈을 펼친 사람들’입니다. 마을 어른들의 무대였습니다. 넓세 도서관에서 음악 연습을 하는 동아리들의 무대였습니다. 바이올린 동아리인 ‘현 위에 부는 바람’(7명), 기타 동아리인 ‘그러므로 기타’(7명)의 공연이 진행됐습니다. 이어 초대 손님으로 앙상블 ‘Luz’의 공연이 마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수준 높은 공연이었고, 당연히 관객들의 열광적인 박수갈채가 이어졌습니다.

이어, 운명의(?) 3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시작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그 ‘동네아저씨들’이 첫 순서로 낭송을 진행했습니다.
동네아저씨들 순서에 앞서 초대 손님 앙상블 ‘Luz’의 멋진 공연이 있은 후라는 점을 다시 환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관객들의 기대치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동네아저씨’들의 낭송이라니요! 이건 ‘반전’도 아닙니다. 납득이 안 됩니다. 하물며 마을 관객 분들은 또 어떤 충격에 빠졌을까요? 프로그램을 기획한 정인애 도서관장님의 의도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 의도는 숨바꼭질의 술래처럼 어딘가에서 꼭꼭 숨어있겠지요. 아직까지는 관장님께 묻지 않았습니다. 참가자의 몫, 관객들의 몫도 있을 테니까요. 이들이 술래가 되어 관장님의 의도를 찾아내 주기를 바랄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전체적인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함께 말이죠. 여하튼 세 명의 동네아저씨들은 낭랑한(!) 목소리로 실수 없이(오타 없이) 낭송을 무사히 마쳤답니다.

3부 두 번째 순서는 ‘넓세 어린이합창단’의 무대였습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넓세 어린이들이 꾸민 무대로, 이날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못찾겠다 꾀꼬리’ 외 5곡을 숨바꼭질 메들리로 불렀답니다. 그 멋진 무대를 상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음악회의 끝부분으로 이어집니다. 넓세 어린이합창단의 감동을 정인애 관장님의 낭송다운 낭송(귀환 중 ‘내가 술래가 되면’)이 받아 주었답니다.

이어 마지막 순서.
마을음악회인 만큼, 10월의 어느 가을 날 토요일 오후 4시에 여러분들은 어떤 음악을 듣고 싶으신가요? 재즈의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면 어떨까요?
초대 손님 밴드 ‘쿠시키아’가 피아노와 베이스기타, 드럼 연주를 통해 멋진 무대를 선물해주었답니다. ‘클락스’(콜드플레이), ‘보헤미안랩소디’(퀸) 두 곡을 연주한 후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로 앵콜이 청해졌답니다. 연주팀은 재즈곡을 추가 연주로 선물했고요. 그 감동이란!
넓세 마을음악회는 여기까지입니다.

음악회와 별도로 놀이터 곳곳에서는 전시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도서관 미술동아리 ‘미스고’의 그림 작품 전시, 바느질 동아리 ‘오바하’의 프랑스자수 작품 전시, 우리마을 필경사들의 문장 필사 작품들이 전시됐답니다. 도서관은 책을 읽고 삶을 나누며 여러 취미 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그동안 나눈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일부가 문장 필사의 내용으로 추려져, 행사장 주변에 세로 현수막으로 전시되었답니다. 그 작품들 중 일부는 음악회 프로그램에서 다시 노래와 낭송으로 등장했답니다.

이제 마을음악회의 풍경이 좀 그려지시는지요.
마을음악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을의 다양한 분들이 모입니다. 다양한 분들이 모인 만큼 모두를 만족시킬 음악 선물을 제공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정인애 관장님과 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준비했을까 생각하니, 그 수고로움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그 외 이날 행사를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었답니다. 광명시마을자치센터가 그렇고요. 여는 마당을 열어 준 평생학습원 난타 동아리 추임새의 공연, 5단지입주자대표회의, 5단지 상인회 등 여러 이웃들이 힘을 모아주었답니다.

​이날의 소감을 이렇게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하안 5단지 넓은세상도서관 봉우리에서 우리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동네아저씨들도 하산해야겠지요.
불쑥 아저씨들도 소외되지 않도록 무대 한 자리를 마련해 준 그 마음도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저도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 놀던 고향 동네를 찾은 적이 있답니다. 그렇게 컸던 동네의 놀이동산이 어찌나 작아 보이던지요. 자고 일어나면 그곳에 가서 술래잡기, 망까기, 자치기 등 온갖 놀이를 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날 낭송을 인연으로 김민기 선생님의 노래 ‘봉우리’를 더욱 소중하게 간직해보려고 합니다.
넓은세상 도서관에 어떤 보물들이 꼭꼭 숨겨져 있는지 찾아내는 것은 이웃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겠지요.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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