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홀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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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홀씨단이 만난 사람] 광명텃밭보급소 김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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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광명을 일구는 도시농업

샛노란 큰금계국, 주홍빛 꽃양귀비, 파릇한 수레국화, 때늦은 장미 등 다양한 꽃들이 마음대로 피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꽃밭인가 싶은데 가까이 다가서니 텃밭이다. 땅심을 말해 주듯이 싱싱한 대파와 상추, 감자, 토란 등 갖가지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텃밭 한쪽에는 작은 논도 있는데, 거기서는 파릇한 모들이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지난 6월초에 찾은 광명텃밭보급소 풍경이다. 광명텃밭보급소는 경기도 광명시 옥길동 70-5에 자리잡고 있으며, ‘도시를 경작하자’는 모토를 내걸고 3,000m2 정도의 땅을 경작하고 있다. 도시농업의 산실인 광명텃밭보급소를 이끌고 있는 김재흥 대표는 ‘한산’(한가로운 산)이라는 호에 걸맞은 푸근한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Q. 텃밭이 무척 자유로운 것 같다.
▶ “회원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것을 가꾼다. 작물을 열심히 가꾸는 사람도 있고, 꽃에 진심인 사람도 있다. 회원들의 농사 경험도, 취향도 다양하다. 농사가 쉽지 않다 보니 힐링이 우선이다. 조별로 함께 밭을 가꾸고 도시락도 나눠 먹는다. 농사에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렵지만 다들 공동체 의식을 갖고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Q. 오늘의 농사는 무엇인지.
▶ “머지않아 장마가 닥칠 것이다. 태풍도 대비해야 한다. 작물에 피해가 없어야 하니까 고추나 토마토를 지주대에 묶어 주려고 한다. 텃밭에 있는 구조물에도 이상이 없는지 점검을 한다. 어쨌든 장마와 태풍이 가볍게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Q. 광명텃밭보급소는 언제 문을 열었는지.
▶ “광명시는 2009년12월31일 전국 최초로 도시 농업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2010년에는 광명경실련과 전국귀농운동본부가 광명도시농부학교를 개설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2011년 4월 28일 광명 도시농부학교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지역 조직으로 광명텃밭보급소가 탄생했다. 초기에는 자투리 땅을 활용해 경작을 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매연 문제도 있고 물주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밭을 임대해 지금처럼 운영하고 있다.”

Q. 도시농부학교는 잘 운영되고 있는지.
▶ “현재 19기 수업에 20~3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해마다 두 기수를 배출하고 있는데 입학은 쉽지만 졸업이 쉽지 않다. 원래 농사가 만만하지 않은 일이다. 바쁘게 살면서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다. 더구나 최근 광명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도시농업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예산이 삭감되고 지원이 줄어든 탓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졸업생을 500명 정도 배출했고, 도시농부 회원들이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Q. 도시농업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 “원래 농고를 나왔고 농사를 지은 경험이 있다. 정원관리사로 일하던 중 광명경실련에 도시농업팀이 꾸려지면서 활동가로 합류하게 되었다. 도시농업은 멀리 가지 않고 도시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안전한 먹거리를 중시한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Q. 농사를 짓는 원칙이 있다면.
▶ “광명텃밭보급소는 무농약, 무비료, 무경운기 등'3무(無)'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 원칙을 따르다 보니 수확량이 적고 작물의 모양이 예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상추 하나만 먹어봐도 맛이 확실히 다르다. 작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 행복하다.”

Q. 기쁨과 보람의 이면에 어려움도 있을 텐데.
▶ “무엇보다도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다 보니 비싼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내야 한다는 점이다.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하고 있지만 시설 관리에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겨울에는 폭설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바람에 보수를 해야 했다. 사무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인건비도 마련해야 한다.”
2022년 취임한 김재흥 대표는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평일에는 직장을 마치고 텃밭을 찾고 주말에는 내내 텃밭을 지키고 있다. 광명텃밭보급소는 시민 농장을 운영하면서 도시농부학교는 물론이고 텃밭 보급 교육, 학교 텃밭 관리, 도시농업 보급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아리 활동으로는 허브를 기르는 모임, 농업을 공부하는 모임, 텃밭에서 요가를 하는 모임 등이 있다.

Q. 앞으로 광명텃밭보급소가 목표로 하는 것이 있다면.
▶ “지금은 공간 확보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광명시흥3기 신도시 개발 계획에 지금의 부지가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향후 어디로 가야 할지 회원들과 논의하고 다른 단체와도 연계하고 있다. 가장 바라는 것은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도시농업공원이 조성되고, 그 안에 광명텃밭보급소가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도시농업공원이 제대로 조성된다면 도시의 명소가 될 수 있다. 거기서 시민들과 비빔밥을 하고 된장, 간장, 막걸리를 담가서 나누는 행사를 열 수도 있다. 또 아이들의 견학 공간, 시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두루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재흥 대표는 “언제 어디서나 살아 있는 생명이 함께 가면 좋겠다”는 삶의 지침을 품고 있다. 생태도시 광명을 만들기 위해 불볕에도 땀방울을 흘리는 광명텃밭보급소에 광명시와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더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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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by 여산희

이 땅을 억압하는
건물 숲 사이사이
고개를 내민 싹들
꿈꾸는 잎사귀들

땀으로
도시를 빚는
초록빛 연출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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