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칼럼] 사과가 너무 비싸요!!! -식탁의 경고
- 작성자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조회수
- 20
저는 아이들과 요리 놀이를 벌써 4년차 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손 놀이 정도로 생각하고 조물조물 만들어 내던 요리 수업이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의미 있는 목표를 부여하기 시작했지요.
◆ 첫 번째 목표. 대가족이 모여 밥을 먹는 식구
◆ 두 번째 목표. 친환경 스토리텔링이 담긴 밥상
◆ 세 번째 목표. 양육자와 아이, 친구들의 모둠 활동
사과 조림을 하던 날, 식빵으로 사과파이를 만들고 식빵 자투리로 러스크를 구웠지요.
저의 유년시절, 사과는 정말 좋은 간식이었습니다.
사과는 겨와 같이 나무상자에 담겨 있었는데 겨속에 손을 넣어 휘휘 저으면 사과가 잡혔답니다.
잘 씻고 껍질조차 벗길 필요 없이 꼭꼭 맛보고 단맛과 산미를 즐기곤 했어요.
나무상자는 곧 종이상자로 변했고 종이상자는 고급 지끈과 한지로 멋이 더해지기도 했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사과의 값은 폭등했습니다.
조선경제 25년 4월 기사를 보면 사과는 전년도에 비해 가격이 88.2%나 폭등했다고 합니다.
이는 1980년 사과 가격을 조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하는데요. 매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입니다. 이제는 ‘애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 사과값은 왜 폭등 했을까?
1. 이상기온, 생산량 감소
사과가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대구를 기억하시나요?
사과에 최적인 기온분포를 보여주는 지역입니다. 제가 어릴 땐 대구 하면 사과였지요.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재배지가 점점 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작물은 적정한 기온에서 재배되어야 하는데 폭염과 가뭄 속 꽃이 피기도 전에 떨어지거나 열매가 맺음과 동시에 낙과 하거나 태양에 타버리는 등의 재해로 생산량이 급감하는 현실입니다. 90년대 접어들면서 사과의 재배지는 경북으로 조금씩 올라갔습니다. 이에 영주, 청송 사과가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대 이후부터는 강원도 양구에서도 사과가 재배됩니다. 강원도는 고랭지 배추와 같이 고랭지 아삭한 사과를 홍보한답니다. 재배지의 변화는 농민에게도 큰 변화입니다. 평생 사과 농사만 짓다가 다른 작물로 바꿔야 하니 수확이 보장된 길로만 갈 순 없겠지요.
대구농업기술센터에서 발표하길 대구 사과 농장은 100여 곳만 남았으며, 체리나 귤 농사로 전환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과 재배에 관한 다양한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한국원예학회 전기총회 및 제121차 춘계학술발표회]
기후변화 속 지속가능한 사과 육종과 보급 방안’ 특별강연
“ 대구시 군위 지역에선 착색기 고온으로 색택 불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착색 관리가 덜 필요한 조생종 노란 사과 ‘골든볼’을 보급하고, 충북 충주에선 이른바 추석 사과인 ‘홍로’를 대체하는 ‘이지플’을 특화품종으로 선정·육성 중 ”이라고 했다. 그는 “ 강원 홍천은 개화기가 늦어 저온피해가 덜하고 색택이 우수한 ‘컬러플’을 보급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기후변화에 맞서 꾸준한 사과 생산을 유도하려고 노력 중이다.
- 권다경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사과연구센터 연구사
2. 손실 되는 과일
저희 이모님도 과일 농장을 하십니다. 가을에 한꺼번에 수확해서 아주 커다란 창고에 저장해 놓습니다.
냉장 기술이 아무리 발달을 해도 저장한 과일은 손상을 입기 마련입니다. 출하 주문이 오면 선별을 통해 모양과 빛깔이 제일 좋은 것들을 골라 상자에 담아 납품을 하고 선별 중 나오는 못난이 흠과들은 따로 낮은 가격에 판매를 하며, 보관 중 상한 과일은 폐기합니다. 수확 과정에서도 폐기되는 과일이 있고 보관, 선별, 유통 중에도 차례로 폐기되는 과일이 나옵니다. 이 양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해요. 국내만 폐기 현황을 확인 해볼까요?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농산물의 양이 연간 13억톤에 이르는데, 이는 세계 식품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한국 내 과일·채소를 이야기 해볼까요?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를 보면 전체 등급 외 비중을 채소류: 14.6% 과일류: 22.2% 로 추산합니다. 이는 못난이로 구별되어 낮은 가격을 받거나 폐기 되는 것이지요. 연간 적게는 2조~5조원 규모의 손실이라고 합니다. 예쁜 과일을 먹어야 예쁜 아이들 낳는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나요? 식품에 대한 미학적 편애가 과일 폐기에도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사과파이를 만들면서 재배지와 환경이야기를 했고, 버려지는 과일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언뜻 아이들은 이해하기 힘들어 했습니다. 집집마다 음식물로 꽉꽉 채워진 냉장고가 적어도 한대 이상은 존재합니다. 한집 건너 한집인 편의점에도 식품이 꽉 채워져 있지요. 음식은 더 이상 귀한 것이 아닙니다.
학교에 가면 급식이 무상으로 제공이 되며,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는 말은 교육이 아니라 강요이며 폭력으로 치부되었습니다. 도시화 산업화를 겪으면서 가족구조도 다변화했고 이에 따라 식탁도 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변한 만큼 우리가 식자재를 대하는 인식도 변화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가공식품, 인스턴트 중심의 식사는 건강과 직결되며 제철, 지역 식재료의 외면은 탄소 발자국을 증가시킵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과잉 구매와 비윤리적 소비의 결과이지요.
「 애플레이션 = Apple(사과) + Inflation(인플레이션) 기후 위기로 사과 생산량 급감 → 가격 상승 」
사과 값 폭등은 사회, 환경, 소비, 농민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과에 담긴 지구의 경고, 이제 느껴지시나요? 요리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약속을 하였습니다.
제철 과일을 알맞게 사서 버리지 말고 알뜰히 먹어야 한다고요. 또, 조금 못생긴 과일도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미 받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는 식생활을 통해 필요 없는 저탄소를 더 많이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 저탄소 밥상을 위한 실천
1) 제철식재료, 지역 농산물 구매
- 운송 거리와 저장 기간이 짧아 탄소발자국이 낮습니다.
2) 못난이 식재료 소비
- 맛은 같지만 외형 때문에 버려질 운명의 과일을 살려냅니다.
3) 적정 구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 냉장고를 비우는 것, 그것도 탄소중립입니다.
4) 가공식품 보다 신선식품 위주로 구매
- 가공식품은 제조·포장·운송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사용함.
5) 다회용기 사용 및 포장재 줄이기
- 1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는 쓰레기 처리과정에서도 탄소 발생.
6) 식재료의 이해
- 식재료 생산, 환경, 영향, 유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지속가능한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나의 사과는 이제 단순한 과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식탁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이자, 저탄소 미래의 출발점입니다.
사과 하나의 가격을 통해 드러난 이상기후의 징후를 외면하지 말고, 우리의 식생활에서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구와 나의 내일을 함께 살리는 식탁, 오늘 저녁 메뉴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공익홀씨단 소개
공익홀씨단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소속으로 공익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지역소식, 인터뷰, 공익칼럼 등을 작성하는 공익활동 홍보기자단 입니다.
시민기록자로서 사회적가치 확산을 위해 활동합니다.
사진 출처 : freepik, Unsplash의Mike Erskine, Unsplash의Shelley Pauls, Unsplash의Dan Gold, Unsplash의Road Ahead
처음엔 손 놀이 정도로 생각하고 조물조물 만들어 내던 요리 수업이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의미 있는 목표를 부여하기 시작했지요.
◆ 첫 번째 목표. 대가족이 모여 밥을 먹는 식구
◆ 두 번째 목표. 친환경 스토리텔링이 담긴 밥상
◆ 세 번째 목표. 양육자와 아이, 친구들의 모둠 활동
사과 조림을 하던 날, 식빵으로 사과파이를 만들고 식빵 자투리로 러스크를 구웠지요.
저의 유년시절, 사과는 정말 좋은 간식이었습니다.
사과는 겨와 같이 나무상자에 담겨 있었는데 겨속에 손을 넣어 휘휘 저으면 사과가 잡혔답니다.
잘 씻고 껍질조차 벗길 필요 없이 꼭꼭 맛보고 단맛과 산미를 즐기곤 했어요.
나무상자는 곧 종이상자로 변했고 종이상자는 고급 지끈과 한지로 멋이 더해지기도 했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사과의 값은 폭등했습니다.
조선경제 25년 4월 기사를 보면 사과는 전년도에 비해 가격이 88.2%나 폭등했다고 합니다.
이는 1980년 사과 가격을 조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하는데요. 매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입니다. 이제는 ‘애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 사과값은 왜 폭등 했을까?
1. 이상기온, 생산량 감소
사과가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대구를 기억하시나요?
사과에 최적인 기온분포를 보여주는 지역입니다. 제가 어릴 땐 대구 하면 사과였지요.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재배지가 점점 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작물은 적정한 기온에서 재배되어야 하는데 폭염과 가뭄 속 꽃이 피기도 전에 떨어지거나 열매가 맺음과 동시에 낙과 하거나 태양에 타버리는 등의 재해로 생산량이 급감하는 현실입니다. 90년대 접어들면서 사과의 재배지는 경북으로 조금씩 올라갔습니다. 이에 영주, 청송 사과가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대 이후부터는 강원도 양구에서도 사과가 재배됩니다. 강원도는 고랭지 배추와 같이 고랭지 아삭한 사과를 홍보한답니다. 재배지의 변화는 농민에게도 큰 변화입니다. 평생 사과 농사만 짓다가 다른 작물로 바꿔야 하니 수확이 보장된 길로만 갈 순 없겠지요.
대구농업기술센터에서 발표하길 대구 사과 농장은 100여 곳만 남았으며, 체리나 귤 농사로 전환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과 재배에 관한 다양한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한국원예학회 전기총회 및 제121차 춘계학술발표회]
기후변화 속 지속가능한 사과 육종과 보급 방안’ 특별강연
“ 대구시 군위 지역에선 착색기 고온으로 색택 불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착색 관리가 덜 필요한 조생종 노란 사과 ‘골든볼’을 보급하고, 충북 충주에선 이른바 추석 사과인 ‘홍로’를 대체하는 ‘이지플’을 특화품종으로 선정·육성 중 ”이라고 했다. 그는 “ 강원 홍천은 개화기가 늦어 저온피해가 덜하고 색택이 우수한 ‘컬러플’을 보급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기후변화에 맞서 꾸준한 사과 생산을 유도하려고 노력 중이다.
- 권다경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사과연구센터 연구사
2. 손실 되는 과일
저희 이모님도 과일 농장을 하십니다. 가을에 한꺼번에 수확해서 아주 커다란 창고에 저장해 놓습니다.
냉장 기술이 아무리 발달을 해도 저장한 과일은 손상을 입기 마련입니다. 출하 주문이 오면 선별을 통해 모양과 빛깔이 제일 좋은 것들을 골라 상자에 담아 납품을 하고 선별 중 나오는 못난이 흠과들은 따로 낮은 가격에 판매를 하며, 보관 중 상한 과일은 폐기합니다. 수확 과정에서도 폐기되는 과일이 있고 보관, 선별, 유통 중에도 차례로 폐기되는 과일이 나옵니다. 이 양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해요. 국내만 폐기 현황을 확인 해볼까요?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농산물의 양이 연간 13억톤에 이르는데, 이는 세계 식품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한국 내 과일·채소를 이야기 해볼까요?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를 보면 전체 등급 외 비중을 채소류: 14.6% 과일류: 22.2% 로 추산합니다. 이는 못난이로 구별되어 낮은 가격을 받거나 폐기 되는 것이지요. 연간 적게는 2조~5조원 규모의 손실이라고 합니다. 예쁜 과일을 먹어야 예쁜 아이들 낳는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나요? 식품에 대한 미학적 편애가 과일 폐기에도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사과파이를 만들면서 재배지와 환경이야기를 했고, 버려지는 과일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언뜻 아이들은 이해하기 힘들어 했습니다. 집집마다 음식물로 꽉꽉 채워진 냉장고가 적어도 한대 이상은 존재합니다. 한집 건너 한집인 편의점에도 식품이 꽉 채워져 있지요. 음식은 더 이상 귀한 것이 아닙니다.
학교에 가면 급식이 무상으로 제공이 되며,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는 말은 교육이 아니라 강요이며 폭력으로 치부되었습니다. 도시화 산업화를 겪으면서 가족구조도 다변화했고 이에 따라 식탁도 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변한 만큼 우리가 식자재를 대하는 인식도 변화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가공식품, 인스턴트 중심의 식사는 건강과 직결되며 제철, 지역 식재료의 외면은 탄소 발자국을 증가시킵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과잉 구매와 비윤리적 소비의 결과이지요.
「 애플레이션 = Apple(사과) + Inflation(인플레이션) 기후 위기로 사과 생산량 급감 → 가격 상승 」
사과 값 폭등은 사회, 환경, 소비, 농민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과에 담긴 지구의 경고, 이제 느껴지시나요? 요리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약속을 하였습니다.
제철 과일을 알맞게 사서 버리지 말고 알뜰히 먹어야 한다고요. 또, 조금 못생긴 과일도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미 받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는 식생활을 통해 필요 없는 저탄소를 더 많이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 저탄소 밥상을 위한 실천
1) 제철식재료, 지역 농산물 구매
- 운송 거리와 저장 기간이 짧아 탄소발자국이 낮습니다.
2) 못난이 식재료 소비
- 맛은 같지만 외형 때문에 버려질 운명의 과일을 살려냅니다.
3) 적정 구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 냉장고를 비우는 것, 그것도 탄소중립입니다.
4) 가공식품 보다 신선식품 위주로 구매
- 가공식품은 제조·포장·운송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사용함.
5) 다회용기 사용 및 포장재 줄이기
- 1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는 쓰레기 처리과정에서도 탄소 발생.
6) 식재료의 이해
- 식재료 생산, 환경, 영향, 유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지속가능한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나의 사과는 이제 단순한 과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식탁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이자, 저탄소 미래의 출발점입니다.
사과 하나의 가격을 통해 드러난 이상기후의 징후를 외면하지 말고, 우리의 식생활에서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구와 나의 내일을 함께 살리는 식탁, 오늘 저녁 메뉴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공익홀씨단 소개
공익홀씨단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소속으로 공익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지역소식, 인터뷰, 공익칼럼 등을 작성하는 공익활동 홍보기자단 입니다.
시민기록자로서 사회적가치 확산을 위해 활동합니다.
사진 출처 : freepik, Unsplash의Mike Erskine, Unsplash의Shelley Pauls, Unsplash의Dan Gold, Unsplash의Road Ahead